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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5ㆍ18 광주민주 항쟁 33주년 기념 학술대회, '5ㆍ18과 천주교' 열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05-29
  • 조회수 :  595
 5ㆍ18 당시와 직후에 한국 천주교회의 역할이 매우 독보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5ㆍ18과 천주교'를 주제로, 5월 22일 광주 가톨릭대에서 열린 5ㆍ18 광주민중항쟁 33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정호기(한국현대사회연구소)ㆍ안종철(국가인권위원회) 박사는 "신군부는 언론과 방송을 모두 장악해 5ㆍ18 진상이 확산되는 것을 통제했는데 천주교회는 5ㆍ18 진상을 조직적으로 확산시켰던 거의 유일한 사례였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 기간에 발간됐던 성명서, 건의문, 편지, 강론, 선언문, 유인물 등을 살펴보면 천주교회와 관련된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두 박사는 '5월 운동에서 천주교회의 사회참여와 연결망-전두환 정부 시기를 중심으로' 발제에서 천주교회가 5월 운동에서 큰 역할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신군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은 든든한 뿌리를 사회구성원 사이에 내리고 있었다는 점 △가동할 수 있는 연결망이 비교적 공고화돼 있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는 점 △누구도 쉽사리 손을 내밀지 않았던 국가권력 피해자들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감싸 안은 점 등을 꼽았다.

 두 박사는 이어 "여전히 당시 기억과 경험을 말하지 않는 다수의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있고, 다른 종교계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것에 관한 기록과 구술자료가 자료화되지 않았다"며 5월 운동에 관한 천주교회 역사 찾기에 더 노력을 기울이기를 당부했다.

 김용해(예수회, 서강대 신학대학원) 신부는 '광주민주항쟁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변증법적 이해-5ㆍ18 체험의 인간학적 고찰' 발표에서 광주민중항쟁으로 사제의 길을 걷게 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 신부는 "광주민중항쟁이 나를 윤리적으로 회심시키는 원인이 됐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종교적 회심의 차원으로까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또 "광주민중항쟁은 민주, 인권, 평화라는 지속적 이상을 담고 있기에 원형적인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건과 연결되고 '하느님 나라'의 지평을 '기억'하도록 한다"며 광주민중항쟁을 '예수 사건'과 하느님 나라의 관계 안에서 설명했다.

 김 신부는 "예수 죽음과 부활이 오늘날에도 선포되는 것처럼 5ㆍ18도 계속 기억되고 알려져야 한다"며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억하면서 거대한 자본의 힘과 폭력에 대항해 싸우는 모든 이가 우리 자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광주인권재단과 광주가톨릭대 신학연구소 2012년 '5ㆍ18과 천주교'를 대주제로 기획한 학술대회의 일환으로 2012년에는 1980년 당시 천주교회 사회활동을 역사적ㆍ철학적 관점에 짚어본 데 이어, 올해에는 사회학ㆍ정치학적, 인간학적 관점에 천주교회 역할을 조명했다. 내년에는 영성적 신학적 관점에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광주대교구 옥현진 보좌주교는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학문적 고찰을 바탕으로 5ㆍ18과 천주교에 관한 신학적이고 영성적인 관점을 정립하고 학술적 교류를 한다면, 이 학술대회가 한국사회 안에서 5ㆍ18 광주민중항쟁이 자리매김하는 데 매주 중요한 역할을 해내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