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수호 전국 1호 본당 현판 걸어 11월 한달간 백일장ㆍ자살예방 교육 등 캠페인 펼쳐 사목회 산하 생명수호위 신설, 지속적 생명수호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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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철(가운데) 주임신부와 김보미(왼쪽) 수녀, 정승로(왼쪽 두 번째) 사목회장, 본당 관계자들이 생명수호 1호 본당 현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광주대교구 효덕동(孝德洞)본당이 이름처럼 생명수호 '효자 본당'으로 거듭났다. 효덕동본당(주임 신영철 신부)은 11월 25일 교중미사 뒤 '생명수호 전국 1호 본당 현판식'을 갖고 지난 한 달 간 진행한 생명수호의 달 캠페인을 마무리 짓는 한편 생명수호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결의했다.
본당은 지난달 4~25일 주일미사 때마다 서울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이하 센터)와 함께 생명존중 백일장과 사생대회, 중ㆍ고등부 대상 자살예방 '게이트 키퍼' 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생명수호ㆍ자살예방 릴레이 캠페인을 펼쳤다. 본당은 이날 교중미사에 앞서 그동안의 결실인 생명 4행시와 생명 백일장 수상작 전시회를 열어 미사 참례자 모두에게 생명수호 캠페인 결과를 알렸다. 스트레스 쓰레기통을 설치해 신자들이 스트레스를 적은 종이를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스트레스 해소 코너'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 뒤에는 자살예방센터 인터넷 주소(www.3079.or.kr)와 QR코드가 인쇄된 '마법의 쿠폰'을 나눠주며, 가정과 주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기를 청했다. 설립된 지 17개월밖에 되지 않아 변변한 성당 건물도 없는 효덕동본당이 전국 첫 생명수호본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신영철 주임신부의 강한 의지와 신자들 협조 덕분이다.
효덕동본당에 부임하기 전에 교구 생명운동본부장을 지낸 신 신부는 생명수호활동과 본당사목의 접목을 꿈꿔왔다. 눈에 보이는 성전(건물)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신자 수 1485명의 작은 공동체이지만 지역사회를 향한 생명수호천사가 되고자 결심한 것이다. 본당이 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본당 주일학교 교사인 임가현(크리스티나, 27, 청년회장) 광주 동구 정신보건센터 간호사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자살예방 학술대회에서 센터장 김보미 수녀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센터의 발 빠른 지원으로 본당은 11월을 생명수호의 달로 지낼 수 있게 됐다. 광주 남구에 있는 본당은 관할구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학구열이 높은데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청소년 자살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는 곳이어서 생명수호 1호 본당으로서 자살 예방을 위한 게이트 키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본당은 자살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해 사목회 산하에 생명수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초대 위원장에 정승로(그레고리오) 사목회장을 추대했다. 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책정하는 등 생명수호활동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신영철 주임신부는 "신앙인들은 세상의 많은 유혹에 굴하지 않고 주님이 제시하신 생명의 삶, 진리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며 "생명수호 1호 본당답게 생명을 지키는 삶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는 오선화(데레사, 48)씨는 "청소년 자살문제는 가정 문제이며 주부 우울증과도 관련이 깊은 것 같다"면서 "가정이 화목해야 자살문제도 해결되리라 생각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본당 생명수호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보미 수녀는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목숨을 끊는 이는 1년에 1만 5566명(2010년 기준)으로, 이는 192명의 생명을 한꺼번에 앗아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1년에 81번 일어나는 꼴"이라며 자살문제에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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