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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가톨릭신문] [여름기획 - 공소의 재발견] 광주대교구 금산공소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2-07-30
  • 조회수 :  903
삼림욕·갯벌체험·해안도로 일주…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다
발행일 : 2012-07-22 [제2805호, 13면]

미국의 저명한 목사이자 저술가로 활동했던 매카트니(Clarence E Macartney, 1879~1957)는 사람이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성경이 셋이 있다고 했다. 그 셋 중 첫째는 자연이요, 둘째는 양심이요, 셋째는 글로 쓰여진 성경이다. 그는 그중 자연을 찬양하여 ‘자연은 열린 성서’라 말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신의 존재와 찬미의 합당함을 느끼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저절로 기도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자연을 찾아 광주대교구 녹동본당(주임 강종훈 신부)이 관할하는 금산공소(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대흥리 297)로 떠나보자.

■ 거금도 신앙의 못자리 금산공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곳은 바로 소록대교. 푸른 바다 위로 보이는 섬들을 보며 다리를 건너자 새로운 다리가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지난해 12월 16일 개통된 이 다리의 이름은 거금대교. 해상교량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1층은 자전거 및 보행도로, 2층은 자동차도로로 구성됐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거금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지는 녹동항에서 거금도까지 배로 30분이 걸렸지만 이제는 차로 5분이면 충분해졌다.

짧은 터널을 지나 우회전을 하면 금산면 대흥리가 나온다. 이곳에 바로 국내에서 열 번째로 크다는 거금도를 책임지고 있는 금산공소가 있다. 처음 본 금산공소는 공소가 아닌 본당으로 생각할 만큼 컸다.

▲ 광주대교구 금산공소.
광주대교구 녹동본당이 관할하는 금산공소는 1967년 소록도본당 관할의 공소로 설립됐고, 1980년 녹동공소가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녹동본당 소속으로 이관됐다. 공소 설립 초기부터 셋방과 신자들의 집·가게에서 공소예절을 올리다가 1989년 4월 15일 공소 건물을 건립하여 축복식을 했다. 1992년부터 미리내 성모성심수녀회에서 수도자를 파견해 공소에 상주하고 있다. 매달 첫째 주일 오후 3시에 미사가 봉헌되며, 둘째부터 마지막 주일에는 오전 10시에 공소예절 및 수도자를 통한 성체분배가 있다.

현재 금산공소에는 미리내 성모성심수녀회 이혜경 수녀와 선명숙 수녀가 사목 중이며 50여 명의 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신자들 중에는 한옥민박이나 음식점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금산공소를 찾는 여행객들이 공소를 통해 연결을 요청하면 쉽게 숙박이나 식사를 할 수 있다. 공소 공동체는 지난해 태풍으로 날아간 사제관을 복구하고, 피정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한 교육관을 건립하고자 미역, 다시마, 멸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 금산공소 내부.


■ 금산공소 주변의 자연환경

금산공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연소 해수욕장은 소나무 숲이 멋진 곳이다. 방파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여기저기에서 게들의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생물들을 관찰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금산해안경관을 쭉 둘러볼 수 있다. 제주도와는 달리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섬들이 아름답다.

거금도에는 다양한 해변을 만날 수 있는데 가장 유명한 익금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 오천몽돌해변은 큰 몽돌로 구성된 반면 청석몽돌해변은 작은 몽돌로 이루어져 바닷물을 따라 굴러가는 돌들의 아름다운 소리를 감상해 볼 수 있다. 해안일주도로를 둘러보는데 차로 한 시간정도 걸리니 한 번 둘러보며 나에게 맞는 장소가 어딘지 찾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이 밖에도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여러 곳 있으며, 미리 쳐놓은 그물 안에 든 고기를 간조 때 건지는 개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볼 수 있는 시비(詩碑)들.
▲ 거금생태숲은 계곡을 따라 야생화 군락지와 삼림욕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


바다를 다 둘러봤다면 숲과 산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청소년들의 체험 및 학습 장소로 사용하고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에 걸쳐 조성된 거금생태숲은 계곡을 따라 야생화 군락지와 삼림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그대로 적대봉에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해발 592m의 적대봉은 펑퍼짐한 산세와 달리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조선시대에 축조된 둘레 34m, 지름 7m의 큰 봉수대가 정상에 있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으면 멀리 제주도가 바라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 금산 공소 근처에 위치한 연소 해수욕장에서는 게를 흔히 볼 수 있다.
▲ 전망대에서 해안가로 내려가는 계단.


■ 금산공소 인근 섬들

금산공소가 위치한 거금도 인근에는 소록도와 내나로도, 외나로도가 위치해 있다. 이 섬들 모두 다리로 이어져 배를 타지 않고서도 여행이 가능하다. 외나로도에는 나로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을, 내나로도에는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와 덕흥해변 등을 볼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만 입구의 우주과학관은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상설 제1전시관은 우주과학의 기본 원리와 로켓에 대해, 제2전시관은 인공위성과 우주공간에 대해 알려준다.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에 가면 우주여행자과정, 우주비행사과정, 우주탐험가과정, 우주지도자과정 등을 체험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 견학, 문 워커(달의 중력) 체험, 우주선 조종 체험, 통제센터 체험, 우주복 입기 체험, 우주왕복선 탑승 체험, 행성탐사, 우주공간 이동 체험, 천체 관측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현재 아름다운 경관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소록도 중앙공원에서 한센인들의 애환을 묵상하며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 금산공소 : 061-844-6241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