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경향신문] 김희중 대주교 “성직자 양성기관, 이웃종교 교육 강화해야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01-21
- 조회수 : 809
ㆍ천주교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종교계 안팎에서 종교 간 대화와 협력, 평화적 공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 종교 간 마찰이 일어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종교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의 종교 갈등은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64·광주대교구장)를 19일 광주대교구청 집무실에서 만나 종교 공존 방안, 종교의 사회적 역할, 바람직한 신앙인의 자세 등을 들었다. 김 대주교는 종교 갈등 방지책으로 성직자들에게 이웃 종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교의 핵심 역할로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나눔과 배려를 강조했으며,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해 공직자들의 신중한 자세를 요청했다.
종교계 안팎에서 종교 간 대화와 협력, 평화적 공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 종교 간 마찰이 일어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종교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의 종교 갈등은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64·광주대교구장)를 19일 광주대교구청 집무실에서 만나 종교 공존 방안, 종교의 사회적 역할, 바람직한 신앙인의 자세 등을 들었다. 김 대주교는 종교 갈등 방지책으로 성직자들에게 이웃 종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교의 핵심 역할로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나눔과 배려를 강조했으며,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해 공직자들의 신중한 자세를 요청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가 19일 광주대교구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 | 김세구 선임기자 k39@kyunghyang.com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근본주의적 신앙 성향이라 봅니다. 본인들은 종교적 신념이자, 신앙의 순수성을 보존하는 것이라 말하겠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독선과 아집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근본주의로 평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웃 종교의 다름을 인정하는 아량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합니다. 다름이 곧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 다종교 사회인 우리는 여러 다름이 어울려 공존하면서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 종교 간 공존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각 종교의 성직자 양성 교육기관에서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정을 도입했으면 합니다. 교육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것이죠. 우선 서로를 학문적으로 아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가톨릭신학교의 경우 이웃종교 방문 등 종교 간 대화를 적극 강조하고 있죠. 종교인들의 만남도 매우 중요합니다. 몇년 전에 천주교와 개신교, 성공회 성직자들이 함께 피정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로에게 가졌던, 그야말로 하찮은 오해들이 쉽게 풀리더군요. 불신을 낳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선 서로를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선 아무 복선도 깔지 않고 자주 만나야 합니다.”
- 종교 지도자들은 여러 계기로 만남을 유지하고 있을 텐데요.
“지도자들 간의 만남만으로는 한계가 크죠. 일반 신자들 사이에 종교 간 대화·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성직자들이 종교 공존에 관심을 갖고, 신자들이 공감할 때 종교 갈등은 없어지리라 봅니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에게 종교 간 평화와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두가 되새겼으면 합니다.”
- 일부에선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신앙이 종교 간 갈등 촉발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복잡한 문제입니다. 다만 이웃 종교와의 평화적 공존을 깨는 것으로 유일신 신앙을 이해한다면 우리 인간들이 하느님을 너무 쩨쩨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누구보다 가장 자비롭고 아량 넓으신 하느님을 너무 속좁게 만들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 지난달 보수단체 회원들의 조계사 법회 난입에 대해 기독교계의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교단 대표들’이 “종교 전체에 대한 테러”라며 비판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신앙의 자유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했고, 공개적 성명서가 나왔습니다. 그 사건은 단지 불교만의 문제로 봐선 안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죠. 종교는 국민 모두의 마지막 의지처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종교의 성역, 신앙만은 국민들이 지켜줘야 한다고 봅니다.”
- 한국 종교의 상업화·세속화·성장주의 등이 비판받습니다. 사회 속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종교마다 본래 정신대로 충실히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겠죠. 본래 정신에서 벗어나니까 비판받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교회는 쇄신돼야 한다고 자주 말합니다. 초기교회로 돌아가자, 첫 마음을 잃지 말자는 뜻이죠. 종교도 물질 자체를 아예 경원시할 수는 없지만, 물질에 예속되지는 않아야 합니다. 칼이 강도에게 쥐여지면 흉기가 되지만, 의사에겐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됩니다. 물질 그 자체가 좋다,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죠. 선용하면 좋은 것이고, 악용하면 나쁜 것입니다. 또 가난한 이웃에 대한 배려가 종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 정부의 종교 편향 논란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싶습니다. 공직자들은 처신에 아주 신중해야 합니다.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자제해야 하죠.”
- 천주교 신자들에게 바람직한 신앙생활의 자세를 말씀하신다면.
“영성을 북돋는 생활, 정성을 다하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치하는 삶을 통해 얻게 되는 신앙의 힘, 깨달음을 이웃 사랑으로 연결시켜야만 합니다. 성당 울타리 안에서만 신앙인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상의 현장, 직장이나 아파트나 시장이나 모든 곳에서 신앙의 가르침이 실천돼야 합니다. 또 천주교 신자라면 만나는 모든 이에게 평화의 도구가 돼 우리사회가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김 대주교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1975년 사제 서품을, 86년에 교황청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교회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주가톨릭대 교수·광주 금호동성당 주임신부 등을 거쳐 2009년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 지난해 최창무 대주교를 승계해 광주대교구장에 착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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