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정한 모습의 윤순재군과 어머니 김행임씨.
책 읽는 게 좋아 도서관 사서가 꿈인 18세 고등학생.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기행기를 쓰고 책으로도 엮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윤순재(리차드·광주 쌍암동본당)군은 5살 때 자폐성발달장애와 정신지체 중복장애를 갖고 있다.
어눌한 말투와 불편해 보이는 신체는 여느 장애우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윤군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2010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학급 대의원, 학교 홍보대사, 봉사활동 이력은 물론 각종 국가기술 자격증과 수영 관련 전국대회 입상 경력까지, 이력만을 놓고 보면 ‘엄친아’가 따로 없다.
그가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부모님과 신앙의 힘이었다.
윤군의 부친 윤안석(경환 프란치스코)씨는 “2살 때 세례를 받은 순재가 5살 쯤 자폐증상이 심해졌다”면서 “하지만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고 아이를 꼭 데리고 다니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고 회상한다. 윤씨는 아이에게 성경과 교회관련 도서를 읽히며 신앙적으로 인도하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 본당 봉사활동에도 열심했다. 작년부터는 윤군과 함께 매일 미사도 봉헌하고 있다.
모친 김행임(베로니카)씨는 “순재는 본당에서 인사를 제일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 있다”며 “건강한 모습의 신앙인으로 자라준 것 같아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들에게 나누어 줄 때 항상 기쁘다는 생각이 들고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힘이 납니다”라고 말하는 윤군. 그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는 아직도 수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지만 주님을 믿고 의지하고자 하는 밝은 모습 속에서, 그가 희망하는 미래의 모습들은 더 이상 꿈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