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광주가톨릭대 신학연구소 광주인권평화재단 학술발표회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11-22
- 조회수 : 611
사회는 종교의 실천신앙을 본다
광주가톨릭대 신학연구소(소장 김정용 신부)와 광주인권평화재단(상임이사 김재학 신부)은 5일 전남 나주 광주가톨릭대 강당에서 '한국사회와 천주교 문화'를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천주교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 실태를 살펴보고, 국가와 교회 간 관계 분석을 통해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자리였다.
학술발표회에는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와 박문수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가 기조강연과 발제를 맡았고 김영권 광주가대 신부,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김재득 서강대 교수, 추교윤 의정부교구 신부가 논평했다. 다음은 발표회 기조강연 및 주제발표 요약.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기조강연-역사적 관점에서 본 한국문화와 천주교(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신앙과 문화는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신앙은 문화의 통로다. 또 문화와 복음의 관계는 오늘의 교회상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국교회는 200년간 역사를 쌓아오면서 한국문화와 만났다. 그런 까닭에 한국 천주교 신앙에는 가톨릭의 보편적 특수성과 함께 한국 문화적 요소가 개입됐다.
천주교를 받아들인 초기 교회 신자들은 조선의 정신문화적 전통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신앙생활을 했다. 우리 문화는 충효(忠孝)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릴 수 있다고 가르쳐 왔다. 이러한 가르침은 하느님의 충신과 효자가 되려고 기꺼이 순교했던 신앙선조들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한국교회에서 드러나는 현세 구복적 신앙도 조선시대 전통적 심성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교회사는 한국문화 및 사회와 그리스도교 신앙의 만남의 기록이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의 역동적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 한국 교회사를 단순히 선교 진출사로 파악하거나 주교나 교구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교회정치사적 체제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주변에는 교회사적 사건을 현재와 유리시켜 과거의 아름다웠던 일로만 보려는 유혹이 상존한다. 올바른 역사인식에서만 과거 사건에 대한 정당한 의미부여 작업이 가능하다.
▨천주교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과 천주교의 과제(박문수,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은 한국천주교회가 이 땅에서 살아온 삶의 결과이자 성적표이다.
한국인들은 천주교하면 성모 마리아, 독특한 건축양식, 교황, 외국인 이름을 사용하는 세례명, 검정색, 엄숙함, 엄격함, 혼인 및 장례미사,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명동성당, 김수환 추기경, 그리고 사회참여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천주교인에 대해서는 선교를 잘 안 한다, 헌금을 많이 하지 않는다, 제사를 지내고 이웃 종교들에게 덜 배타적이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해당 종교의 신앙실천과 그 종교가 소속된 사회와 상호작용한 결과다. 이같은 인식의 결과는 늘 생성, 변화, 발전하므로 긍정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종교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천주교는 제도적 교회와 사회정치적 교회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러한 결과로 전통적 종교 역할에 해당되는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강화되지 못했다. 교회 전체적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가정과 신자 개인의 일상에서 고유한 신앙생활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정치적 대립과 종교적 통합의 동학(dynamics)-군사정부 시기의 교회와 국가(강인철, 한신대)
역대 군사정부들은 교회를 억압일변도로 대하지 않았다. 국가가 필요에 따라 교회에 먼저 접근하기도 했고 반대로 교회 지도자들이 자신들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국가와 협력을 추구하기도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정부 지도자들과 대립하거나 협력하는데 폭넓게 합의했던 때가 있었고 또 이를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교회와 국가 간 관계는 정치적 협력과 종교적 통합, 정치적 협력과 종교적 균열, 정치적 대립과 종교적 통합, 정치적 대립과 종교적 균열로 나눠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회와 국가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갈등에 초점을 맞춰 그 반대 측면인 협력은 별로 다루지 않았다. 저항과 갈등, 협력과 접근의 두 측면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국가와 대립하든 협력하든 교회 자도자들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은 다른 사회 부문들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들의 행위는 사회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대중적 평가가 내려지는 영역이기에 거시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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