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지 3년 된 캄보디아 이주여성 응엣깐야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최근 동네(광주광역시 송정동)에 들어선 광주대교구 이주민회관 때문이다. 응엣깐야씨는 음악교실, 한국어 강좌, 요리강습 등 회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한국 생활도 부쩍 자신감이 생겼다. 이주민회관에서 베트남어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로안씨는 이주민회관의 열혈팬이다. 그는 이주민을 만나면 회관을 이용하라고 적극 추천한다. 로안씨는 "새단장한 회관 건물이 정말 좋다"면서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일 광주시 광산구 송정동 광주대교구 이주민회관(관장 박공식 신부) 개관식에서 만난 이주민들은 한결같이 "우리 회관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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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대교구 이주민센터에서 마련한 패밀리데이 행사에 참가한 가족들이 티셔츠를 만들기 위해 설명을 듣고 있다. 교구 이주민센터는 지역사회와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이주민회관은 신협 건물로 사용하던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1319㎡ 규모 건물을 리모델링해 올해 7월 문을 열었다. 지역사회에 이주민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존 건물(광주시 월곡동 우산월곡시장 상가건물)로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 교구 측이 신협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한 것이다. 광주시내 이주민센터 중에 최대 규모와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이주민회관에는 이주노동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가 함께 있어 이주노동자부터 다문화가정까지 이주민 사목 전반을 관할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개관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교구 사회사목국장 임영배 신부, 이주사목 담당 박공식 신부, 필리핀 대사관 펠리치타스 노무관, 광주 광산구 민형배 구청장 등을 비롯해 이주민 4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이주민회관을 축복하면서 "다문화 시대에 이주민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않은 광주대교구에 감사한다"면서 "이주민센터가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낯선 나라에서 의지할 곳 없는 이주민들은 마땅히 도움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교회는 그 권리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며 "이주민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공식 신부는 "이주민들을 위한 훌륭한 공간을 마련해 준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