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전체메뉴 보기
메뉴 보기

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기획]나주 윤율리아 문제, 정확히 알고 있습니까? (상)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07-12
  • 조회수 :  1288

교도권 판단 거부, 스스로 기적 주장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파문제재' (2008년)를 받은 '나주 윤 율리아'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나주 윤 율리아 측은 파문 이후에도 교회가 인정하지 않은 사적계시와 기적을 홍보하며 신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특히 6월 30일에 '나주 성모님 눈물 흘리신 기념일 25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기적이라고 주장하는 현상이 담긴 동영상 DVD를 전국에 배포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전국 교구 사목국장 신부들은 5월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하면서 윤 율리아 문제가 확산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대구대교구와 수원교구는 황양주(광주대교구 봉선조봉본당 주임) 신부가 윤 율리아 문제를 신학적으로 검토하고 비판한 석사학위 논문 '나주 윤 율리아와 연관된 일들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식별'(2009년)을 사목자와 신자들에게 배포하며 이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황 신부는 광주가톨릭대 대학원에서 실천신학을 전공하면서 윤 율리아 문제를 다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황 신부 논문 내용을 중심으로 나주 윤 율리아 문제가 지닌 신학적 문제점과 가톨릭교회 입장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 사적계시 같은 한 개인의 체험을 공적으로 주장하려면 반드시 교도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프랑스 루르드 성모 마리아 발현은 그 지역 타르브 교구장 로랑스 주교의 진위 여부 조사를 거쳐 발현 4년 후인 1862년 공식 인정됐다. 포르투갈 파티마 성모 발현 역시 발현 13년 후인  1930년 파티마가 속한 레이리아 교구의 호세 코레이아 다 실바 주교가 서한 ‘하느님의 섭리’를  발표하면서 공식인정됐다. 사진은 루르드 성모 발현지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황양주 신부는 석사학위 논문 '나주 윤 율리아와 연관된 일들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식별'에서 가톨릭 신앙을 '공적인 신앙'이라고 전제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체험과 신념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공적으로 주장하려면 체험과 신념에 대해 교회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 판단의 권한은 '체험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교도권'에 있다. 특히 주장하는 내용이 기적이나 사적계시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가톨릭교회는 이를 식별하기 위해 판단기준을 마련해 왔다. 그 기준은 첫째 교회 전통적 가르침과 일치 여부, 둘째 체험자 인품과 진실성, 교도권에 대한 순명(겸손)의 문제, 셋째 애덕 실천이다.
 하지만 윤 율리아 측이 주장하는 여러 기적과 사적계시는 이같은 판단 기준을 어느 것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윤 율리아 집에 있는 성모상에서 눈물이 흘러내린 일, 이 성모상에서 피눈물과 향유가 흐르는 것, 윤 율리아가 예수와 성모에게 받은 메시지 등은 교도권 판단 없이 윤 율리아 스스로 기적이고 사적계시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문제는 2007년 방송된 문화방송 TV 시사 프로그램 'PD수첩'(기적인가, 사기인가- 나주 성모동산의 진실)을 통해서도 윤 율리아 측이 조작한 현상임이 드러난 바 있다.
 또한 윤 율리아 측은 교회 교도권이 윤 율리아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발표된 후에도 겸손의 덕을 보이지 않았다.
 윤 율리아는 자신을 인정하는 사제들만 사제로 인정하고 비판적 성직자는 사탄 유혹에 넘어간 불의한 자들로 여겼다. 그리고 추종자들과 함께 '마리아의 구원 방주회'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의식을 거행했다. 교도권을 무시하고 교회 일치를 거부하며 이교(異敎)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황 신부는 논문에서 "이 모든 것은 기적과 사적계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또 외면적이고 감각적 현상에 집착하는 편향된 신심활동이 문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나주 윤율리아 사건은?

  나주 윤 율리아 문제는 1985년 윤 율리아(본명 윤홍선)씨가 자신의 집에 있던 성모상에서 눈물이 흘렀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성모상에서 피눈물과 향유가 흘렀고 자신의 몸에서도 피눈물이 흐르고 성모가 예수에게 먹인 젖이 머리에서 나온다고 했다. 또한 윤씨는 성모가 자신에게 발현해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라"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고 했다.
 이같은 소문은 전국적으로 퍼져 윤 율리아를 따르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사제와 수도자들까지 합세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순례단을 꾸려 나주를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윤 율리아와 그를 따르는 이들은 나주에 경당과 성모동산을 꾸미고 기도를 바치며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이에 광주대교구는 1994년 설치한 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토대로 1998년 교구장 명의로 공지문을 발표하고 윤 율리아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윤 율리아 측이 주장하는 기적은 인간적이고 인위적 요소가 개입돼 있고 순수성과 진실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일들은 오히려 신앙적 혼란을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메시지 또한 사적계시라고 믿을만한 근거가 분명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윤 율리아와 관련된 모든 행사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윤 율리아측은 이같은 권고를 무시하고 자신들 주장을 선전하고 홍보하며 여러 의식들을 거행했다.
 광주대교구는 2001년과 2005년, 2007년에 걸쳐 사목지침과 교구장 공지문 등을 통해 윤 율리아가 주장하는 모든 것은 교회와 지역교회의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2008년 교령을 선포하고 윤 율리아와 관련된 행사를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파문한다는 '자동처벌의 파문제제'를 내렸지만 윤 율리아측은 자신들을 박해한다며 교회가 금지하는 행위를 계속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