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구 구원사업 동참할 것”
한국주교단·사제단 등 1500여 명 참례
교구 도약 이룬 업적에 한마음으로 감사
발행일 : 2010-04-25 [제2694호, 3면]
지난 10년 간 광주대교구를 이끌어 온 제8대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가 교구장직에서 물러났다. 광주대교구는 14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최창무 대주교의 교구장 이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교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최 대주교의 노고에 감사하며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이날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등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1500여 명이 함께했다.
○…임동주교좌성당 안팎을 가득 메운 교구민들은 감사미사 내내 최 대주교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를 눈에 담으며 진한 석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대주교는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놓는 데 대한 안도감과 지나온 나날들의 감회로 눈을 감고 상념에 젖기도 했다.
최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부족하고 나약한 제 탓으로 그동안 말과 행동으로서 형제자매님들과 동료 사제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죄를 고백한다”며 “모든 것을 너그러이 받아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해주시고, 협력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교구민께 감사드린다”며 “교구장직을 떠나도 교구의 구원사업에 기도와 삶으로 동참하며 주교로서 여러분을 떠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영성체 후 열린 감사의 시간에서 주교단과 교구민들은 최 대주교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교황대사 파딜랴 대주교는 “최 대주교님은 사제 직무를 통해 제2의 그리스도로서, 그리고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목소리로서 사제직의 이상을 실현하셨다”며 “사제로서 주교로서 광주대교구장으로서 헌신한 최 대주교님의 고귀한 업적에 대해 주님께서 합당하게 보상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최 대주교님이 교구장으로 계신 10년 동안 광주대교구는 본당이 23개, 신자가 5만 명, 사제가 78명이 늘어나는 등 거의 제주교구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모든 것을 바쳐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하신 최 대주교님께 주교단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며 “더 이상 언급하면 나중에 하느님께로부터 받을 포상이 삭감될까봐 이 정도로 그친다”고 말했다.
최 대주교의 뒤를 이어 교구장직을 승계한 김희중 대주교는 “최 대주교님께서 교구장 소임은 면제받았지만, 항상 가까이서 대주교님의 사목적 경륜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에 마음이 놓인다”며 “최 대주교님의 사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최 대주교님과 함께한 세월은 교구 공동체 모두에게 주님의 큰 은혜였다”고 회고했다.
또 사제단 대표 송홍철 총대리 신부는 “앞으로도 저희 곁에 계시면서 광주대교구의 큰 어른이자 스승으로서 지켜봐주시고 기도와 성원을 아낌없이 보내 달라”고, 평신도 대표 서정권(베드로) 광주 평협 회장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땅 ‘빛고을’ 광주의 신자들 모두 최 대주교님과 항상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앞서 사제단은 237명 전체 사제의 이름으로 물적 예물을 전달했고, 교구민들은 미사 7만2772회, 성체조배 4만8246번, 묵주기도 150만7166단, 십자가의 길 2만9186회, 화살기도 15만4387회, 희생과 봉사 4만9513회, 주교를 위한 기도 14만1363회를 영적 예물로 증정했다.
최 대주교는 사제단과 수도회, 교구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앞으로도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최 대주교는 임동주교좌성당 식당에서 이어진 감사연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려 밀려드는 내빈들의 요청에 기쁘게 응하며 마지막 아쉬움을 달랬다.
윤공희 대주교는 인사말에서 “최 대주교님은 ‘구조조정’이 아닌 ‘명퇴’로서 교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최 대주교님이 교구장직을 맡은 것은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과 파견을 받은 것이고, 또 하느님을 너무나 사랑하셨기 때문이다”며 “이제 그동안의 모든 노고가 함께 작용해 선을 이뤄나갈 것이니, 안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창무 대주교 약력
▲1936년 9월 경기도 파주 출생 ▲1963년 6월 사제 수품 ▲1970년 1월 가톨릭대학교 교수, 학장, 총장 ▲1994년 3월 주교 수품,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사회사목?축성생활 담당) ▲1999년 2월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 임명 ▲2000년 11월 광주대교구 제8대 교구장 착좌 ▲2002년 10월 주교회의 의장 ▲2004년 7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위원 ▲2010년 3월 광주대교구장 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