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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광주일보] [아침 초대석] 김희중 신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03-30
  • 조회수 :  595
“지역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천주교 광주대교구를 만들고, 아시아문화수도 광주의 발전을 위해 교구 차원에서 문화·예술을 적극 후원하겠습니다.”

김희중(63·히지노) 신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은 29일 오전 광주시 서구 쌍촌동 가톨릭 평생교육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소감과 광주대교구의 운영 방안 등을 밝혔다. 광주대교구 출신 사제가 교구장에 오른 것은 교구설정 73년 만에 목포 출신인 김희중 대주교가 처음이다. 이 지역 출신 첫 교구장을 맞는 지역민과 광주대교구의 기대와 희망에 대해 그는 “교회 본연의 자세와 원칙, 기본에 충실하자”고 강조했다.

“가톨릭이라는 단어에는 ‘보편적’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어느 지역 출신의 주교가 오더라도 가톨릭 교회의 전통과 관례를 따를 것이지만, 이 지역 출신으로 지역민과 더욱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그는 이어 “사제품을 받을 당시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지역 사회의 필요에 응답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겠다”면서 “장애인, 여성 등 사회의 약자를 돕는 데에도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구장은 5·18민중항쟁 30주년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뒤처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는 박노해의 시 ‘참사람이 사는 법’을 직접 읊었다.

“박노해 시인의 시 가운데 ‘과거를 팔아서 오늘을 살지 않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힘없는 사람들을 얼마나 배려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피와 밥을 나누고 인정을 나눴던 5월 공동체 정신이 5·18 민중항쟁 30주년을 계기로 좀 더 성장하기 바랍니다. 기회가 된다면 교회도 여기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천주교 주교단의 4대강 사업 반대 표명 등 가톨릭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도 강조했다.

그는 “흙 한 삽을 떠서 옮기면, 자연 상태 그대로 복원하는데 수 십 년이 걸린다. 생명의 창조 질서를 어기지 않도록, 충분히 논의되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낙태문제에 대해서도 “생명은 하느님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하느님의 창조적인 영역을 무너뜨리면 안 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청소년들이 장기를 매매하는 등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가 만연되고 있는 것도 낙태 등 생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꽃 피울 수 있었던 것은 각국의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타지역 사람과 예술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광주가 새로운 르네상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포 출신인 김 교구장은 1975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83년 광주 가톨릭대 교수와 2002년 광주대교구 금호동성당 주임신부를 거쳐 2009년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승격됐다. 오는 4월30일 오후 2시 광주 임동성당에서 광주대교구장 신분으로 첫 미사를 집전한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