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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가톨릭신문] 윤공희 대주교,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 공개

  • 작성자 :  홍보
  • 등록일 :  2009-09-10
  • 조회수 :  547
 
 
 
‘행동하는 신앙인’ 위해 구명 활동에 적극 나서
역경 속에서도 정치적 신념 지킨 김 전 대통령에 인간적 매력 느껴
사형선고 받은 김 전 대통령 사면 미사강론 통해 당국에 수차례 호소
 
 
1987년 9월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와 함께 광주 임동주교관을 찾아 당시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광주대교구청 제공).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와 고 김대중(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이 최근 지역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윤 대주교는 지난달 김 전 대통령의 서거 후 광주평화방송과 광주일보 등 지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숱한 시련을 신앙 안에서 받아들이고 감당하며 우리 민족의 발전을 위해 살아온 분”이라며 “박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지킨 ‘행동하는 신앙인’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주교와 김 전 대통령의 첫 인연은 196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박정희 정권 시절 당시 제6~7대 국회의장을 지낸 한솔 이효상(아길로, 1906~1989) 선생의 초청으로 주교단과 가톨릭 신자 국회의원들의 상견례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윤 대주교는 “그날 내가 보고 느낀 것보다는 동석했던 이들의 칭찬하는 말을 들으며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좋은 첫 인상을 받게 됐다”며 “젊고 유능한 가톨릭 정치인이 나왔다는 생각에 흐믓했다”고 회고했다. 그 뒤로도 윤 대주교는 김 전 대통령과 몇 번의 만남을 가졌고, 1973년 11월 제7대 광주대교구장에 착좌한 후에는 성탄 카드도 주고받았다.
‘인간 김대중’에게 반한 윤 대주교는 김 전 대통령을 구명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이 군사정권으로부터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자 당시 여러 차례 미사강론을 통해 사제를 포함한 5·18 관련자들을 사면해 달라고 당국에 호소했으며, 고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찾아가기도 했다.
1987년 9월에는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 전 대통령이 광주대교구 임동주교관을 찾았다. 윤 대주교는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고,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납치돼 죽을 고비를 넘기는 상황에서 신앙으로 영적인 힘을 얻었다”며 “천주교가 앞장서 5월 양심수들의 구명 운동을 펼쳐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윤 대주교는 1987년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에서 김 전 대통령을 포함한 함석헌 선생, 문익환 목사, 김영삼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고문으로 참여해 활동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윤 대주교는 “김 전 대통령은 정치 활동 중에도 광주를 방문할 때면 여러 차례 교구청으로 직접 찾아와 여러 차례 나와 환담을 나눴다”며 “그러나 대통령 취임 후에는 천주교 신자가 대통령 됐다고 자꾸 대주교를 만나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 대통령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만남을 자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 김대중은 나와 같은 믿음을 가진 신앙인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그분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이 더욱 컸다”며 “한국의 민주화와 남북통일,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김 전 대통령의 선종에 애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 2009-09-13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