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김홍언 신부 시집 「홀로 가는 나그네」 펴내
- 작성자 : 홍보
- 등록일 : 200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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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부는 자서(自序)를 통해 "평생을 독신으로 사는 사제로서 베일을 살짝 젖히고 속내를 드러내는 부끄러운 만용(?)"이라고 겸양을 보였다. 하지만 은퇴를 계기로 하느님 말씀을 '시어'로 옮기고자 첫 발을 내딛는 김 신부가 선보인 시에는 하느님 언어를 찾아가는 원초적 여정이 그대로 드러나 깊은 감동을 안긴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표제작 '홀로 가는 나그네'를 비롯해 총 60편이다.
"…참으로 홀로이기 위해서/홀로 가는 나그네/함께 있어도/홀로와 홀로가 아니면/너와 내가 만날 수 없는 것//홀로와 홀로가 모여서/우리가 되고/홀로와 홀로가 짝으로 맞으면/하나를 이루어 홀로가 되고/비로소 사랑이 된다"('홀로 가는 나그네' 일부)
김 신부가 전하는 시는 내면의 침묵, 그 심연에서 솟구치는 생수와도 같은 언어다. 하느님 숨결에다 자신의 숨결을 태워 보내는 신앙적 에너지의 분출이다.
"예수님이야말로 시인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시작(詩作)에 대한 생각의 얼개를 풀어놓은 김 신부는 그럼에도 서정성 짙은 음색으로 '삶의 베틀'에 오르내리는 뭇생명을 절절하게 예찬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삶의 베틀에 올라/주어진 씨줄에/날줄의 북을 치며/자기만의 색깔과/생명의 음표로/생명의 노래를 부른다"('입추' 일부)
시집 1부는 사목생활의 체험에, 2부는 아름다운 서정적 풍경에, 3부는 김 신부의 시적 유전인자로 작용하는 유년의 기억에, 4부는 시적 감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39년 전남 강진 태생인 김 신부는 대건신학대(현 광주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69년 12월 사제품을 받고 서강대 산업문제연구소 연학, 계림동본당 보좌, 교구 상서국장, 경동본당 보좌를 거쳐 무안ㆍ경동ㆍ흑산도ㆍ방림동ㆍ중흥동ㆍ연동ㆍ농성동ㆍ염주동(현 염주 대건ㆍ경환ㆍ제준 공동사목본당) 본당 주임으로 사목했고 교구 총대리도 역임했다. (도서출판 심미안/1만 원)
© 평화신문 2009-08-30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