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김홍언 신부 시집 「홀로 가는 나그네」 펴내
- 작성자 : 홍보
- 등록일 : 2009-08-27
- 조회수 : 544
8월 23일 광주대교구 오치동본당을 끝으로 사목 일선에서 물러한 김홍언(요한 보스코) 신부가 39년 9개월 사제생활을 마무리하며 신자들에게 귀한 선물을 남겼다. 은퇴 기념시집 「홀로 가는 나그네」로, 사제로 살아온 삶의 발자취, 인간적 고뇌와 체험이 절절히 녹아 있는 영성 시집이다.
김 신부는 자서(自序)를 통해 "평생을 독신으로 사는 사제로서 베일을 살짝 젖히고 속내를 드러내는 부끄러운 만용(?)"이라고 겸양을 보였다. 하지만 은퇴를 계기로 하느님 말씀을 '시어'로 옮기고자 첫 발을 내딛는 김 신부가 선보인 시에는 하느님 언어를 찾아가는 원초적 여정이 그대로 드러나 깊은 감동을 안긴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표제작 '홀로 가는 나그네'를 비롯해 총 60편이다.
"…참으로 홀로이기 위해서/홀로 가는 나그네/함께 있어도/홀로와 홀로가 아니면/너와 내가 만날 수 없는 것//홀로와 홀로가 모여서/우리가 되고/홀로와 홀로가 짝으로 맞으면/하나를 이루어 홀로가 되고/비로소 사랑이 된다"('홀로 가는 나그네' 일부)
김 신부가 전하는 시는 내면의 침묵, 그 심연에서 솟구치는 생수와도 같은 언어다. 하느님 숨결에다 자신의 숨결을 태워 보내는 신앙적 에너지의 분출이다.
"예수님이야말로 시인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시작(詩作)에 대한 생각의 얼개를 풀어놓은 김 신부는 그럼에도 서정성 짙은 음색으로 '삶의 베틀'에 오르내리는 뭇생명을 절절하게 예찬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삶의 베틀에 올라/주어진 씨줄에/날줄의 북을 치며/자기만의 색깔과/생명의 음표로/생명의 노래를 부른다"('입추' 일부)
시집 1부는 사목생활의 체험에, 2부는 아름다운 서정적 풍경에, 3부는 김 신부의 시적 유전인자로 작용하는 유년의 기억에, 4부는 시적 감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39년 전남 강진 태생인 김 신부는 대건신학대(현 광주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69년 12월 사제품을 받고 서강대 산업문제연구소 연학, 계림동본당 보좌, 교구 상서국장, 경동본당 보좌를 거쳐 무안ㆍ경동ㆍ흑산도ㆍ방림동ㆍ중흥동ㆍ연동ㆍ농성동ㆍ염주동(현 염주 대건ㆍ경환ㆍ제준 공동사목본당) 본당 주임으로 사목했고 교구 총대리도 역임했다. (도서출판 심미안/1만 원)
© 평화신문 2009-08-30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