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매일경제] 윤공희 대주교가 본 인간 김대중
- 작성자 : 홍보
- 등록일 : 2009-08-19
- 조회수 : 529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박해 속에서 신념 지킨 지도자…영적인 힘으로 죽을 고비 극복
광주를 대표하는 원로 성직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윤공희 대주교(85)는 18일 서거한 김 전 대통령을 `박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킨 지도자`로 기억했다.
광주를 대표하는 원로 성직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윤공희 대주교(85)는 18일 서거한 김 전 대통령을 `박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킨 지도자`로 기억했다.
김 전 대통령이 군사정권으로부터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을 당시 광주대교구장이었던 윤 대주교는 여러 차례 미사강론을 통해 사제를 포함한 5ㆍ18 관련자들을 사면해 달라고 당국에 호소했으며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윤 대주교는 지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많은 박해를 받았지만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을 지켜 나가신 분이고,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참 훌륭한 지도자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주교와 김 전 대통령의 인연은 1964년 4월 박정희 정권 시절 당시 이효상 국회의장 공관에서 천주교 주교들과 가톨릭 신자인 국회의원이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맺어졌다.
윤 대주교는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김대중 의원이 국회에서 의사일정을 끌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모양인데 의원 발언으로 무려 5시간 이상을 끌었다"며 "그러나 억지로 시간을 끄는 것 같지 않고 말씀 하나하나가 모두 훌륭한 내용이었다. 당시 참석자들이 웅변가라고 칭찬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첫인상에 대해 "내가 보고 느낀 것보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칭찬하는 말로 좋은 인상을 받게 됐다"며 "활력이 넘치는 정치인이었고 가톨릭 신앙인이자 유능하고 젊은 정치인이 나온 것이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납치사건을 겪고 나서 죽을 고비를 넘길 때 어려움 속에도 신앙으로 영적인 힘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믿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간 김대중`에게 반한 윤 대주교는 김 전 대통령을 구명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윤 대주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야기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어서 우리는 듣는 입장이었다"며 "5ㆍ18 관련자들에 대한 석방과 사면을 요청하는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었다"고 회상했다.
윤 대주교는 1987년 6월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에서 김 전 대통령을 포함해 함석헌 선생, 문익환 목사,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고문으로 참여해 활동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인간 김대중은 믿는 바탕이 같은 신앙인으로서, (내가)기대하는 마음이 컸다"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애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 매일경제 2009-08-19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