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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CBCK[광주일보] 아침초대석 :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 작성자 :  홍보
  • 등록일 :  2009-07-24
  • 조회수 :  506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 역할 힘 보태겠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 여전하지만 저와 같이 해주시는 신부님들과 신자들의 기도와 협력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난 10일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된 김희중(62) 대주교는 처음 보좌 주교에 임명될 때처럼 떨린다며 “주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겠다”는 말로 첫 소감을 전했다.
‘부교구장 대주교’는 교구장이 사임하거나 유고가 생기면 자동으로 그 교구장 직무를 계승하는 자리다. 광주대교구에서 교구 출신 사제가 보좌주교에서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교황청 임명, 조선왕조로 치면 ‘세자책봉’ 같은 것임)된 것은 교구 설정 72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지역사회의 경사라 할 수 있다.
목포 출신으로 살레시오고등학교와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윤공희 대주교로부터 사제품을 받은 김 대주교는 1983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봉직했으며, 2002년 광주 금호동 본당 주임신부를 거쳐 2003년 6월 24일 광주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아직은 대교구장 지도 방향에 모든 신부들과 신자들이 일치 합심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는 김 대주교는 “여력이 된다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교회, 지역사회 공동선을 위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의 역할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는 김 대주교는 “7대 종단 수장모임에서 ‘타종교’라는 용어보다는 ‘이웃종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합의했는데 다름이 틀림이라는 이분법적인 흑백 논리에서 벗어나 이웃종교의 가르침과 가치들을 존중하고 포용한다면 분명 ‘일치와 화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또 교회 안 일치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회의 일치도 강조했다. 교구가 2008년부터 3년 계획으로 시행해 온 사목계획을 설명하면서 교회 안에서 신앙으로 다진 역량을 교회 밖 지역사회로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구장께서 2008년부터 3개년 사목계획을 세우셨는데 내년이 지역 복음화의 해지요. 우리 교구가 관할하고 광주ㆍ전남 지역 정서에 귀 기울이며 성숙한 지역사회가 될 수 있도록 교회가 한 몫을 해야 할 것입니다.”
김 대주교는 최근 지역사회의 분열과 반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지역사회의 선익을 위해 힘을 모으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우리끼리 힘을 합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비난하며 깎아내리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문제만 봐도 그렇습니다.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서로 양보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빨리 건립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타 지역 사람들을 포용할 것도 주문했다. 그는 “타 지역출신 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광주가 타지역출신들을 터부시하는 경우가 유독 심하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이 우리 고장에서 터무니없는 차별을 당하지 않고 자기고향처럼 느끼며 자신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 붙였다. 민주의 성지, 예술의 고장 시·도민으로서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졌으면 한다는 말이다.
사회적 약자, 장애인, 이주 노동자, 이주민 여성 등 소외계층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주민 여성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이 참으로 많습니다. 정부 차원의 재정적 인적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이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며 교회가 그들에게 더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
1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김 대주교는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을 풀지 않았다. 시종 부드럽고 차분한 어조로 말했으며 때로는 동네 아저씨 같은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착한 목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시고 아낌없는 충고를 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그분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은총에 배은망덕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광주일보 2009-07-24 글 김대성기자 사진 위직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