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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김희중 대주교, ''5.18만행에 대해 진심어린 용서 청해야''...17일 5.18 40주년 기념미사 봉헌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0-05-18
  • 조회수 :  530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늘(17일)저녁 7시 30분 임동주교좌성당에서 "우리는 그날처럼 살고 있습니까?-대동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나눔과 연대"라는 주제로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등 400여명이 참례한 가운데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5.18 4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날 기념미사에는 김 대주교를 비롯해 옥현진 총대리주교와 전임 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박현동 아빠스,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 정순택 주교, 구요비 주교, 제주교구 문창우 주교, 대전교구 김종수 주교 등이 참석했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17일 봉헌한 5.18 40주년 기념미사에 참례한 참례자들의 모습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미사 시작전 김영록 전남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미사 시작전 이용섭 광주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또,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신정훈, 조오섭, 이용빈 당선인, 정의당 강은미 당선인도 함께 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적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80년 5.18때 만행을 저질렀던 것에 대해 당사자들이 솔직하게 겸손한 용기로 '잘못했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용서를 청하면 5.18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 의해 용서와 화해가 이뤄질 때 역사적 정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17일 5.18 40주년 기념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용서는 하되 역사적 사건을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대나무 마디가 하나 생기듯이 역사적 정리를 확실히 하고가야 당시 진압에 책임을 진 당사자들의 후손들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우리는 정확한 역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고 진심어린 사과도 듣지 못했으며, 그래서 과거의 아픔을 매듭짓지 못한 5.18민주화운동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오늘 우리는 그날의 희생된 이들의 희망처럼 자신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 달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다"며 "5.18의 사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아직도 거짓을 참인 것처럼 역사의 산증인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생과 사의 경계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둠의 시간을 빛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재기를 하지 않고 강탈하지도 않으면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나눔을 통해 대동 정신의 멋진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는 나 개인보다는 이웃과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나눔과 연대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는 5.18을 경험했던 민주시민의 자산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광주의 5월이 더 이상 악몽의 트라우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한 거룩한 희생의 결과로 오늘의 대동 사회와 민주국가를 이루는데 밑거름이 된 5월의 영령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부상자들에게 감사하는 5월의 대동 사회 축제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끝으로 김 대주교는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보다 성숙한 대동사회,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모든 국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아름다운 광주의 5월을 만들어 5.18정신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궁리하며 노력하자"고 당부한 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시민들과 더불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평화로운 사회와 나라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며 지역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데 헌신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념미사 중에는 주한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에게 보내온 '5.18메시지'를 우리말로 전했습니다.
주한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5.18메시지'를 우리말로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18메시지'에서 "5.18 40주년 기념일을 통해 무엇보다도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모든 젊은이들의 희생이 기억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이어, "광주대교구에서 1980년에 일어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영적인 친밀함을 확고히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광주의 교회가 하느님이 부여하신 존엄성과 가족 공동체 개개인 모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더욱 생명을 보호하는 사회 질서를 형성하는 것을 돕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바티칸뉴스 홈페이지>

교황은 특히, "이번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행사가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데 기여하고, 사랑하는 한국 국민들 마음 속에 연대와 형제애를 증진하며 선과 진리와 정의를 향한 열망이 북돋아지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주대교구의 모든 신자들을 위해 평화의 어머니이시며 중재자이신 성모 마리아께 전구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의 서약으로 기꺼이 축복을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5.18 메시지'는 지난 3월 23일 바티칸에서 작성돼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에게 전달됐습니다.  

이날 미사 중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격려의 말씀'을 통해 "40년 전 오늘, 무고하게 숨진 희생자들과 이들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며 "죽은 이들에게는 평화를, 부상자들에게는 치료를, 그 희생자와 부상자들 가족 모두에게는 위로를 하느님께 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5.18 40주년 기념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진실에 바탕을 두고 이렇게 서로 고민할 때 새로운 삶을, 진실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갈 때 '진실의 길'이 열리고, 무엇보다 5.18을 기억하는 것은 이 기억을 통해 평화를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염 추기경은 특히,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기억의 지킴이'가 되자"고 당부한 뒤, "우리 모두 희생자들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하고 무엇보다 5.18진상규명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미사는 파견성가 대신 참례자들 모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하며 미사를 마쳤습니다.

한편 이날 거행한 5.18 40주년 기념미사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참례자들의 규모를 400여명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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