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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K한국美 상징 나전칠화, 가톨릭 본산 바티칸을 비추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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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 세계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 한편에 한국의 전통미(美)를 뽐내는 대형 나전칠화가 자리잡았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바티칸 교황청은 30일(현지시간) 바티칸시티 외곽의 교황청립 우르바노대 신학원에서 나전칠화 '일어나 비추어라'(Surge, Illumiare) 작품 기증식을 했다.
가로 9m 60㎝, 세로 3m에 달하는 이 작품은 김경자 작가(한양대 명예교수)의 지도 아래 소목장 김의용, 나전장 강정조, 옻칠장 손대현 등 무형문화재 명장들이 참여해 한국 고유의 전통 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경기도 여주의 옹청박물관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해 제작한 세 작품 가운데 하나로, 총 제작 기간만 만 4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국의 민화 '십장생도'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생명 문화 회복에 대한 기원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2017년 9∼11월 세계 3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의 특별 기획전에 전시된 바도 있다.
특히 육지의 옻, 바다의 자개, 인간의 솜씨가 어우러지며 인류의 염원인 하늘·땅·사람의 상생을 가장 잘 드러내는 제작 기법으로 가톨릭의 교리 철학과도 맥이 닿는다고 주최 측은 의미를 설명했다.
기증식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인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과 김희중 대주교, 이번 작품 기증을 기획·추진한 최기복 신부(옹청박물관장),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제작비를 전액 지원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르바노대 신학원생 100여명이 함께 기증식을 지켜봤다.
필로니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나전칠화를 "한국에서 온 보물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한국이라는 나라, 혹은 동양에 있는 나라를 알기 위해선 여기 와서 이 작품을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이 설치된 인류복음화성 산하 우르바노대는 전 세계 신학생들이 사제 직무 교육을 받는 곳이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예비 사제들과 방문객들에게 한국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열정적으로 지켜온 신앙을 일깨워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직접 장소를 정했다고 한다.
애초 2017년 11월 프로타제 루감브 인류복음화성 차관과 김희중 대주교가 우르바노대 기숙사에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나, 기숙사 수리 공사로 기증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된 작품 외에 다른 두 작품은 서소문순교박물관, 옹청박물관 등에 각각 보관돼 있다.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