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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김희중 대주교, “5.18망언자 제대로 처리하라”....“촛불저항 세력 아직도 만만찮아”(종합)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05-21
- 조회수 : 243
ⓒ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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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기자·이선영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5.18에 대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불미스런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며 5.18망언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김희중 대주교는 오늘(13일)저녁 7시 30분 광주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사제와 수도자, 신자 등 500여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한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미사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김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오늘까지 여전히 5.18의 올바른 진상규명과 발포 책임자의 사과를 듣지 못한 채 한 많은 세월을 보내왔다”며 “책임을 져야 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자서전을 통해 조비오 몬시뇰의 명예를 훼손하고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특히 5.18이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지만원씨의 주장은 ‘역사왜곡’이 아니라 ‘거짓 역사’를 쓰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특히 “이 ‘거짓 역사’를 믿는 모 야당 국회의원들의 5.18에 대한 망언은 진상 규명이 되리라 믿고 견뎌왔던 유족들에게 다시 대못을 박고 있으며, 또한 5.18특별위원회 위원도 모 야당의 방해로 제대로 임명도 못하고 활동조차 시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잊지 않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에도 적극적인 방해가 있었음이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또다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릴게 아니라 진실을 향한 발걸음을 우리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또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우리는 오늘, 39년전 불의에 맞서 의연하게 일어선 광주 시민들의 정의로운 저항을 다시 기억하고 이는 시간이 흘러도 거짓된 평화로 참된 나라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강론을 하는 동안 5.18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수차례 촉구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5.18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80년 5.18당시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다거나, 5.18유공자를 '괴물' 집단으로 매도해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망언을 서슴치 않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80년 5.18의 진상규명이 명확히 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그런 불미스런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우리는 8.15해방 이후 군사독재정권의 정부는 물론이요, 근래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 등에 이르기까지 자행된 갖가지 정의롭지 못한 역사를 정리하고 적폐를 정리해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촛불을 들었지만 이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만만치 않아 아직도 요원한 미래로 느껴진다”며 “정부의 무기력함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특히, “모 야당 대표는 자신이 호남을 품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호남인들이 그들을 품을 수 있는 기본 자세가 되면 인정 많고 마음이 넓은 호남인들은 기꺼이 맞아들이고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며 “그 기본자세는 다름 아닌 5.18유공자들을 ‘괴물’이라고 망언하거나 5.18을 폄하한 자기당 인사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처리”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그 처리가 우리 호남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 우리는 (품어줄지)다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게 할 용기나 자세가 없다면 우리와는 인연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김 대주교는 “5.18은 단순히 정치적인 저항운동만은 아니며 복음의 가치인 인권과 정의, 평등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함이다”며 “이런 5.18정신의 계승을 위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황님의 말씀대로 우리 각자가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 차원에서 불운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많은 이가 누리는 번영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하여 과연 얼마만큼 복음적 관심을 증언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하였는가에 대해 반성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늘 기념미사에서는 80년 5.18당시 구속되는 등의 고초를 겪었던 김성용 신부가 나와 “매일의 삶이 기적으로 받아들이고 39주년 미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다”며 “그 당시 그 무리들(진압군)은 '국군'이 아니고 '살인자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신부는 이어, “5.18유공자들을 ‘괴물집단’이라고 말한 그들이야말로 진짜 ‘괴물집단’이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도 한 목소리로 5.18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5.18당시 아들을 잃은 전계량(안셀모)씨는 "전두환이나 5·18 왜곡 세력들이 한심스럽다"며 "그들은 지금까지 조금도 반성의 기미나 잘못에 대해 용서를 청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김명자(소화데레사)씨는 "자기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민주화운동에 투신하는 분들에 대해 고마움이 더 깊어져야 할 텐데 최근에 너무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안타깝다"며 "5.18에 대해 모두가 하나인 마음으로 바르게 인식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류영국(베네딕토)씨도 "이제야 조금이라도 그때의 진실을 이해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 정치적으로 서로 이용되고 악용되는 걸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기념미사를 마친 뒤 참례자들은 광주 남동5.18기념성당을 출발해 5.18민주광장까지 촛불을 들고 도보 행진을 벌이고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80년 5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쓰러져간 열사들을 기억했습니다.
5.18 39주년 기념미사를 마친 뒤 참례자들은 남동성당에서 5.18민주광장까지 촛불을 들고 도보 행진을 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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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9주년 기념미사를 마친 뒤 촛불을 들고 도보 행진을 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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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청소년사목국은 오는 19일 ‘5.18정신계승을 위한 도보 순례와 추모미사’를 봉헌합니다.
이날 도보 순례는 오전 9시 광주시 북구 중외공원을 출발해 국립5.18민주묘지까지 이어지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오후 4시 30분 추모미사를 봉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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