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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기획보도-2>발간 40년 맞는 ‘빛고을주보’, 그동안 어떤 내용 담겼나?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8-04-24
- 조회수 : 388
천주교광주대교구가 발행하는 '빛고을주보'가 29일로 2000호를 맞이한다. |
ⓒ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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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광주대교구 ‘빛고을주보’가 주일인 오는 29일 2000호를 발행합니다.
광주가톨릭평화방송은 지난 40년 동안 교구와 함께 해온 ‘빛고을주보’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들여다보는 연속보도를 어제(2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역사의 고비마다 함께 해온 ‘빛고을주보’의 역할에 대해 김선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빛고을주보’가 발행된 지난 40년의 세월은 질곡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 했습니다.
80년 5월 18일 제75호로 발간된 ‘빛고을주보’는 당시 어수선했던 시국과 광주의 아픔을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엄혹했던 군부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빛고을주보’는 시국 정상화를 바라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시국 담화문’을 거침없이 실었습니다.
당시 담화문에는 “우리나라는 조속히 민주헌정 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적 단합을 이뤄야할 상황에 놓였다”며 “정부가 공약한바 있는 민주헌정확립과 정권이양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며 당시 전두환 군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특히 “사회 각계 지도층은 국민대중 앞에 지난날에 있어 국민을 오도하거나 혹은 부정, 불의에 타협함으로써 범한 과오를 깊이 뉘우치고 회개하고, 특히 일부 민주인사들은 아직도 완전한 석방과 사면, 복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주교단은 “오늘 우리는 중대한 시련인 동시에 희망의 계기인 현 시국에 임해 국민 모두가 양심과 겸허, 성실을 다하고 질서를 지킴으로써 민족의 운명을 영광된 역사의 단계로 이끌어가자”고 호소했습니다.
이외에도 이 주보에는 임동주교좌성당 건립기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과 완도본당 완공소식, ‘예수승천대축일 복음 묵상’을 위한 글도 담겼습니다.
특히 ‘빛고을주보 100호’는 80년 5월 광주시민들과 함께 했다는 이유로 신군부에 의해 투옥돼 고초를 겪고 있던 김성용 신부에게 바치는 ‘특별호’로 제작됐습니다.
1981년 2월 22일 발행된 ‘빛고을주보 100호’는 당시 암울했던 시대상을 반영하듯 ‘겨울이 가고 봄은 찾아오는데 우리 모두는 긴 잠에서 깨어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무엇보다도 ‘빛고을’에도 정녕 새봄의 훈풍이 불어오길 바라는 희망’을 담은 이요한 신부의 ‘빛의소리’와 1981년 2월 2일 사제품을 받은 장세현 신부의 소감이 나란히 실렸습니다.
장 신부는 “이제 사제로서 나는 내안에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이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그리스도의 평화를 낳아주어야 한다”고 다짐한 뒤, “태양이 못 될 바에는 태양의 빛을 반사시켜주는 달이라도 되어야한다”며 사제로서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당시 부제품을 받은 강길웅 신부와 윤용남 신부, 박희동 신부, 안호석 신부의 소회가 담긴 글도 함께 실려 눈길을 모았습니다.
‘빛고을주보’는 질곡의 현대사를 보내며 ‘5.18광주민중항쟁’과 ‘87년 6.10민주항쟁’, ‘조선대생 이철규군 변사사건’, ‘1989년 전교조 교사 대량해직사태’ 등에 대해 교회의 목소리를 과감히 전달하며 올바른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서슬퍼렀던 군사정권 앞에 어떠한 언론도 진실을 말하기를 주저할 때 ‘빛고을주보’는 한없이 나약했던 사회언론과 달리 ‘작지만 큰 울림’을 우리사회에 전했습니다.
‘빛고을주보’는 단순히 광주대교구의 소식만 전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아픈 현대사를 기록하고 울분을 토해냈던 ‘시대의 목격자’였습니다.
cpbc뉴스 김선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