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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CPBC뉴스] 광주대교구 효덕동본당 신자 절반 250여 명 4복음서 완필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7-06-26
  • 조회수 :  334
▲ ‘전 신자 성경 필사하기’에 도전한 광주대교구 효덕동본당 신자들이 3개월 동안 쓴 성경필사본. 장재학 명예기자



본당 설립 7년 차, 임시 건물에 들어선 광주대교구 효덕동본당. 신자 수 500명 남짓한 작은 본당에 ‘성경 필사 열풍’이 불고 있다. 3개월 동안 전 신자 절반 이상인 252명이 네 복음서 필사본을 제출했다. 이곳 공동체에서 매일 성경을 읽고 쓰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성경 필사 안 하신 분 계신가요?”

15일 오전 10시 미사 시간. 주임 신부의 질문에 모두가 당당하다. 사무실에 한가득 쌓인 신자들의 필사본이 효덕동본당 성경 필사 열풍을 보여준다. 필사본 중에는 붓글씨로 한 자 한 자 정성 눌러 쓴 ‘작품’도 눈에 띈다.

본당 신자들은 3월부터 성경 네 복음서 중 하나를 정해 전체를 필사하고 그 안에 담긴 예수님 말씀을 다시 한 번 어록으로 정리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말씀’이 중요하다는 사목적 지침에 따른 것이다. 본당은 필사의 은총을 통해 기도하는 공동체, 말씀을 사는 공동체로 거듭나는 체험을 했다.

신자들은 “성경 필사 덕분에 하느님과의 생생한 대화, 깊은 만남이 시작됐다”며 입을 모았다. 신인현(요셉) 사목회장은 “매일 밤 잠들기 전 한 시간씩 말씀을 만나면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저희 가운데 오심’을 절절히 실감했다"고 말했다. 홍신일(미카엘라)씨는 “개울물에서 바치던 기도가 넓고 깊은 바다로 나온 느낌”이라며 필사를 통해 한층 깊어진 신앙을 고백했고, 이춘식(베드로)씨는 “말씀을 가까이 두다 보니 생활 속에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며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을 낮추라는 말씀을 늘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성경 필사를 함께하며 가족 사랑과 신앙도 두터워졌다. 부모와 아들, 딸이 함께 4대 복음서를 하나씩 나눠 썼다는 임소영(안나)씨는 “스마트폰을 만지느라 대화가 어렵던 사춘기 아이들과 성경을 두고 하루에 5분, 10분씩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식탁을 책상 삼아 온 가족이 저녁에 함께 성경 필사를 했다는 김정은(보노사)씨 가족과 손주들에게 공부하는 할머니의 모범을 보이고 싶어 10년째 성경 필사를 하는 신금덕(유스타)씨 이야기 등 훈훈한 ‘성경 사랑, 가족 사랑’ 이야기도 넘쳐났다.

본당 주임 신부는 말씀을 가까이 두고 사는 신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나무를 조립해 만든 ‘기도 의자’를 선물했다. 의자에는 ‘하느님과 당신이 만나는 자리…’라는 문구를 새겨 기도와 말씀 안에서 온전히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