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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가톨릭평화신문] “사회가 무관심한 일에 교회가 함께해주길” 행복학교 36.5’ 설립한 박진영 수녀·문은희 교장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7-01-05
  • 조회수 :  498
▲ 박진영 수녀 문은희 교장





“부모 없는 집에 온종일 혼자 틀어박혀 스마트폰 만지고 게임만 하면서 지내는 거죠. 학교도 안 가고 친구도 없이 몇 년을 집에서만 지내는 아이들도 있어요.”

박진영(엘레오스, 광주대교구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 담당) 수녀의 일과는 북한이탈주민들 집을 일일이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생계가 급한 부모들이 집에 내버려둔 아이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 박 수녀의 일이다. 아이들을 한 명씩 찾아다니는 일이 학교 설립까지 이어졌다. 박 수녀는 문은희 교장(광주대학교 겸임교수)과 의기투합해 2016년 3월 ‘행복학교 36.5’를 열었다.

이들은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에게 공교육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국에 있다 온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서 들어가려면 출생 신고서와 중국 학교 졸업장을 내야 해요. 중국 시골에 숨어있다시피 하면서 북한으로 다시 잡혀갈까 위험에 떨며 지냈던 탈북자들에겐 비현실적인 주문이죠. 게다가 부모 대부분이 식당이나 공장에서 주말 없이 일하는 실정이에요. 관공서 한 번 가는 것도 어려워하는 마당에 서류작업은 버거운 일입니다.”

북한이탈주민 자녀에 대한 일반 학교 측의 인식도 호의적이지 않다. 일반 학교에 편입시키려고 아이들을 데려가면 서로 미루느라 ‘폭탄 돌리기’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탈북자 3만 명 시대에 70%가 여성이고 이들은 평균 1.5명의 아이를 데리고 온다. 광주 지역에만 12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나 정책 서비스가 없다. 북한이탈주

민의 경우 대학까지 학비 지원이 되지만 혜택을

받는 건 극소수다. 아이들은 통일부, 교육부,

여가부 통계 어디에도 잡히지 않아 아예 학교에 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국엔 우리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인데 (우리가) 너무 무관심하죠. 북한이탈주민 1세대 문제가 주거, 생계 문제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2세대를 생각할 때입니다.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 고리를 끊고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박 수녀는 “사회가 무관심한 일인 만큼 교회가 함께해주길 바란다”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설립되길 희망했다.

유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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