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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가톨릭신문] 금호동본당 박은애씨, 1년 동안 손수 짠 목도리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에 전달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7-01-05
  • 조회수 :  390

박은애 할머니가 직접 떠서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에 보낸 목도리와 함께 보낸 카드(왼쪽).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제공

지난해 12월 22일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사무실에는 세 상자의 택배가 도착했다. 상자에는 분홍, 빨강, 연두 등 색색의 목도리 28개와 카드가 담겨 있었다.

카드에는 “추우신 분들이 나누어 두르시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몸이 불편하신 데도 목도리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뜨신 목도리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오른쪽은 지난해 12월 23일 광주지역 노숙인에게 목도리를 전달하는 모습.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 제공



목도리를 뜬 주인공은 박은애(요안나·74·광주 금호동본당) 할머니. 지금은 추운 이웃을 생각하며 목도리를 28개나 뜰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지만, 2015년 갑자기 건강이 악화된 당시에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동안 본당 레지오 활동을 열심히 하며 기도와 봉사를 게을리 한 적이 없던 박 할머니는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를 안쓰럽게 여긴 박 할머니의 딸 김은영(가명·스텔라·47)씨는 어머니에게 뜨개질을 권했다.

딸 김씨는 인터넷에서 털실과 바늘을 구입해 어머니에게 뜨개질하는 법을 알려줬다. 지난해 1월부터 뜨개질을 배우기 시작한 박 할머니는 3월부터는 제법 모양을 갖춘 목도리를 뜰 수 있었다. 오랫동안 앓아 온 지병 때문에 손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한 가지 모양으로만 목도리를 떴지만, 손에서 뜨개질을 놓지 않은 결과 28개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박 할머니는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무척 부담스러워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거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고 숨어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알려질 자격이 있느냐”며 한사코 알려지기를 거절했다. 하지만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가 “나눔이란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조금만 나누면 가능하다는 점을 박 할머니를 통해서 알리고 싶다”는 취지로 설득해 박 할머니 이야기가 알려지게 됐다.

28개의 목도리는 “필요한 곳에 나눠달라”는 박 할머니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 23일과 24일, 광주광역시의 지하철역과 터미널에서 지내는 노숙인과 진도 팽목항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해졌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