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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평화신문] 경찰 물대포, 백남기 농민 끝내 숨져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6-10-07
- 조회수 : 303
김희중 대주교 25일 조문 “정부, 지금이라도 가족에게 사과해야”
▲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맨 오른쪽)가 백남기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농민 백남기(임마누엘)씨가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향년 70세.
백씨를 치료해온 서울대병원 측은 9월 25일 백남기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고인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317일 만이다. 고인은 10개월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인공호흡기와 약물에 의존해 왔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하러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병원 인근에 배치된 수백 명의 경찰이 한때 장례식장 입구를 막으며 시민들을 통제하기도 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백씨의 사망 소식을 듣자마자 9월 25일 빈소를 찾아와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 대주교는 “상대가 다쳤을 때 사과를 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지금이라도 고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다면 (정부와 경찰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도 같은 날 밤 빈소를 찾았고,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도 26일 조문했다. 가톨릭 교회는 백씨의 쾌유와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면서 서울대병원 앞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해 왔다.
전남 보성 출신인 고인은 19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해 민주화 운동을 하다 제적됐다. 한때 수도원에 입회해 수도자의 길을 걷기도 했으며 이후 한국가톨릭농민회 부회장을 지내는 등 농민 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7일 성명을 내고 “백남기 님의 삶과 죽음은 고스란히 예수님을 닮았다”며 애도했다. 이어 유가족의 반대에도 부검을 시도하려는 공권력을 향해 “자신의 그동안 키워온 죄악의 뿌리를 돌아보며 지조를 내버린 채 타락해 버린 현실을 뉘우치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유은재 기자 yo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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