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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평화신문] 광주대교구 ‘봉헌 생활의 해 열린 토론회’ 개최, 수도자의 정체성·역할 등 의견 나눠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2-03
- 조회수 : 537
▲ 광주대교구가 마련한 ‘봉헌 생활의 해 열린 토론회’에 참가한 교구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대표 등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광주대교구는 16일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7)를 주제로 ‘봉헌생활의 해 열린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 정순택(서울대교구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 박현동(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원장) 아빠스를 비롯한 교구 사제와 평신도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수도자 정체성 △교구사목 협력자인 수도자의 역할과 제언 △수도자 사회현실 참여 등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나눴다.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 80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옥현진 주교는 수도회 발전 및 교구와 협력 방안과 관련해 “교구 내 수도회 경계를 허물고, 여유가 있는 수도회가 어려운 수도회를 돕는 가운데 다양한 카리스마가 발휘된다면 교구도 조화롭게 발전하리라 여긴다”며 “교구는 양 냄새 나는 사제를 길러내는 데 더욱 힘쓰고, 수도회는 수도자 정체성 제고를 위한 아래와 위의 대화의 장을 많이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순택 주교는 “수도자들을 가장 수도자이게끔 해주는 순명은 자기 뜻은 비우고, 하느님 뜻을 앞세운다는 것에 그 핵심이 있다”고 설명했고, 박현동 아빠스는 “청빈은 삶의 불편을 마음속으로 얼마나 기꺼이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 이에 따라 신앙적 성숙이 좌우된다”고 고유한 수도 사명의 의미를 설명했다.
수녀들의 본당 사도직에 관한 의견과 고충도 이어졌다. 이정주(주교회의 홍보국장) 신부는 “수녀의 본당 사도직이 기능론적 역할로 흘러선 안 된다. 제대 준비, 꽃꽂이는 신자가 더 잘하는 시대가 됐다”며 “본당에서 수녀들은 영성적 존재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최승희(사랑의 씨튼수녀회) 수녀는 그러나 “수도자들은 교구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목자를 만나는데, 그러다 보면 기능적 역할도 잘 해야 할 뿐더러 사목지마다 환경이 달라 고충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사제들이 수도자들을 더욱 인격적으로 대하고, 사목 협력자로 여겨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노미용(예수의 까리따스수녀회) 수녀는 “본당에 있다 보면 회식 자리, 노래방 등 한국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때가 많다. 본당 신자들의 신앙적 갈망을 육적 차원뿐만 아니라 영적 차원에서 채우도록 늘 식별하며 지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회 장상들에게 요구되는 지도력도 거론됐다. 김정용(광주가톨릭대 신학대 생활관장) 신부는 “소속 수도자들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지도력이 이뤄져야 진정한 의미의 순명도 이뤄진다”고 했다. 나현식(안드레아) 광주대교구 평협 회장은 “아래와 옆을 생각하지 않는 수도회 어른은 리더라기보다 보스에 가까울 것”이라며 “동료 마음을 헤아리고, 아픈 부분도 읽어주는 리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성(글라렛 선교수도회) 신부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비롯한 사회 약자들을 대변하는 현실 참여는 수도자의 예언자적 활동의 증거”라며 소외된 이들을 위한 참여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교구와 교구 내 수도회가 함께 교회 발전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다. 정순택 주교와 박현동 아빠스는 “수도자를 교회 사목의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함께 협력하고자 모인 이 같은 자리 자체가 아름답고 고맙다”고 했다.
옥현진 주교는 “여러 목소리를 듣다 보니 제게도 큰 공부가 됐다”며 “오늘 토론을 교구 사목에 적용해가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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