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광주대교구 해남본당 땅끝공소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공소 축복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08-31
- 조회수 : 437
▲ 광주대교구 해남본당 땅끝공소(오른쪽)와 교육관 전경. 땅끝공소 제공 |
“이제 태풍이 와도 끄떡없습니다.”
한반도 최남단 광주대교구 해남본당(주임 김양회 신부) 땅끝공소 이성은(프란치스코 하비에르, 58) 선교사는 3년 전 태풍 볼라벤 때문에 무너진 옛 공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 지은 공소가 튼튼하다고 자랑했다.
20일 땅끝공소는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했다. 축복식에는 옥현진 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함께했다.
156.77㎡ 크기의 철근 콘크리트조로 지은 새 공소는 보행이 힘들거나 휠체어를 탄 어르신들이 불편 없이 출입할 수 있도록 계단과 문턱을 없앴다.
땅끝공소는 지난 2012년 전남 지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으로 건물이 초토화되는 큰 피해를 입었었다.
“2012년 8월 27일 밤을 잊지 못해요. 바람 때문에 공소가 무너질까 봐 잠을 잘 수가 없었죠. 다음 날 새벽 3시 반 공소 지붕이 무너져 파편이 제가 있던 사택 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너무 위험해서 나가지도 못하고 ‘하느님 도와주세요!’ 하며 발만 굴렀어요.”
동이 튼 뒤 달려간 공소는 폐허였다. 20년 가까이 반갑게 신자들을 맞이하던 예수성심상은 땅에 떨어져 부서져 있었고 14처와 공소 지붕은 찾을 수도 없었다. 공소가 있던 건물 안쪽엔 의자 몇 개만 나뒹굴 뿐이었다. 평균 70세가 훌쩍 넘는 할머니 할아버지 신자 50여 명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김양회 주임 신부와 이 선교사, 신자들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나마 피해가 덜한 교육관 건물을 보수했고 비닐하우스를 임시 공소로 지어 사용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신자들은 새 공소를 짓기로 의기투합했다. 김 신부는 본당 신자들에게 공소 신축기금 약정을 부탁하고 사제 생활비를 통째로 내놓았다.
신자들은 성당 텃밭에서 자란 오이부터 지역 특산물인 곱창 돌김을 판매했다. 마늘밭과 대추밭에서 일하고 받은 품삯을 건축기금으로 내기도 했다. 평화신문 독자들도 본지 2012년 10월 14일 자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1000여만 원의 성금을 보탰다.
김 신부는 “공소를 새로 짓기 위해 본당과 공소 신자들이 서로 화합하고 기도하면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게 된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며 “튼튼한 새 공소를 마련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과 모든 교우, 은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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