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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가톨릭신문] 세월호 참사 당시 시신 수습 앞장, 가톨릭상장례봉사자회 이현수 총무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04-24
- 조회수 : 551

“일 년이 지났지만 누가 봐도 끝난 일이 아니죠. 시간이 흘러 그 슬픔이 잦아 들어야하는데 오히려 더 증폭 됐어요. 아이들은 아직도 바다 속에 있는데 우리가 이런 봉사를 했다고 이렇게 인터뷰한다는 것이 조심스럽네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인터뷰를 하다보면 종종 언급되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바로 가톨릭상장례봉사자회(회장 김청복, 지도 조영대 신부, 이하 봉사자회) 회원들이다. 봉사자회원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인양되면 시신을 수습하고, 정성스레 닦았다.
“저희가 한 일은 그냥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 했다는 것뿐이에요.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있고 함께 우는 것 그게 저희가 한 일이죠.”
봉사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현수(갈리스도·64·광주 금호동본당)씨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 처음에는 일주일 내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열 명씩 교대로 돌며 상시 대기해야했다.
“장기간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려온 것이 아니라 자매님들이 집에 다녀오실 수 있도록 제가 목포역까지 모셔다드리고 왔어요. 그런데 그 다음 날 새벽같이 내려오시더군요. 세월호 희생자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서둘러 내려올 수밖에 없었대요.”
2012년 8월부로 장례지도사 자격이 민간자격제도에서 국가자격제도로 변경됨에 따라 자격이 없는 사람은 인양된 시신을 염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장에는 염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적었고 염습에 대한 봉사를 할 수 있는 사람조차도 부족했다.
“한 희생자 부모님이 우리 아들 옷 좀 벗겨달라고 했어요. 바닷물에 푹 젖은 저 옷 때문에 우리 아들이 얼마나 춥겠냐고 옷 좀 벗겨달라고. 그런데 국과수 사람들이 검사를 마칠 때까지 우리는 시신을 깨끗이 닦아주는 일 외에는 할 수가 없어요. 나중에 그 부모가 와서 왜 우리 아들 춥게 아직도 옷을 안 벗겨줬느냐고 소리를 지르는데 할 말이 없었죠.”
많게는 삼십 년, 적어도 십년 이상씩은 본당에서 연령회 활동을 해온 봉사자회 회원들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미어지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말없이 그들과 함께 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는 참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일이에요. 가끔 거친 표현이 나올 수도 있고 욕을 할 수도 있죠. 그런데 그런 부분들만 보고 그분들을 폄하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안타까워요. 조금 더 마음을 쓰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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