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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경향신문] 윤공희 대주교 “민주주의 위해 진실 찾기 계속해야”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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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주교 수품 50년 맞아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오는 20일 주교 수품 50년이 되는 윤공희 대주교(88·사진)는 17일 광주 서구 쌍촌동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해성사’부터 했다. “몇 년 전부터 조금 있으면 주교가 된 지 50주년이 되겠구나 생각해 왔다”는 그는 “요란하게 행사를 하고 손님들이 오시고 해서 특별히 축하받을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해 봤더니 내가 받을 영광은 없었다”고 했다.
한국 천주교에서 수품 50주년을 맞은 주교는 전 부산교구장이던 고 최재선 주교(1957년 수품)와 전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1961년 수품)뿐이었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윤 대주교는 함경남도 덕원신학교를 나와 1950년 3월 사제가 됐다. 1963년 10월20일 주교 수품을 받았고 1973년 광주대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대주교로 승품했다.
2000년 11월까지 27년 동안 광주대교구장을 지낸 그는 광주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증인이다. 사제로 살아온 63년 동안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도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었다. 윤 대주교는 “5·18 때 금남로 가톨릭센터 건물에서 계엄군에게 맞아서 다친 시민을 내려다보면서 감히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을 때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면서 “잠시 고민하다 다시 내려다보니 그 사람은 계엄군에게 끌려갔는지 없었다”고 했다.
5·18 직후인 1980년 6월 광주 동구 남동성당에서 열기로 했던 ‘구속자·연행자 석방을 위한 시국미사’를 취소했을 당시의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시국미사를 하려 했는데 계엄군이 성당을 모두 에워싸고 있었다. 자꾸 걱정이 됐다. 또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신부들에게 ‘그만두자’고 했다”면서 “지나가던 어떤 신부가 ‘계엄군에 꼬리 내리는 격이 되고 말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내가 실수했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 시민들하고 같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5·18이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주교는 “광주의 일을 기억하되 감정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기억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정신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룰 수는 없다. 교훈을 잘 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천주교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정원 대선개입 시국미사와 관련해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주교는 “천주교에서 용서해야 된다는 것은 미움을 없애는 것이다. 정의에 대한 계속적인 요구와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용서를 한다고 해서 정의에 대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윤 대주교의 주교 수품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오는 22일 오전 10시30분 주교좌 임동성당에서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