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출판]부르면 희망이 되는 이름 -사람 자연이란 뷰파인더로 본 사제의 길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06-24
- 조회수 : 641
부르면 희망이 되는 이름
(김양회 글ㆍ사진/바오로딸/8000원)
꽃과 나무, 하늘과 바다, 바람과 이슬이 좋아 카메라를 손에 든 시간이 행복하다는 김양회(광주대교구 해남본당 주임) 신부가 사진 수필집을 냈다. 그동안 찍은 풍경 사진과 함께 사제의 길을 걸으며 사람과 자연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반성, 다짐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책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결같이 이어지는 주제는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이다. 사제의 길로 이끌어주신 주님 앞에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고백하는 그는 "예수님의 삶을 살려면 내 자신과 얼마나 많이 싸워야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점점 편리함과 안락함에 길들여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자책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49쪽)고 털어놓는다.
한편으로는 모든 삶에 함께해주시며 부족함을 감싸 안아주시는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노래한다. "주님은 실수하고 잘못한 사람들을 바른 길을 걷도록 이끌어 주시는 분이며 잘못을 아파하는 사람들을 용서하시는 분"이라며 "주님! 저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대로 솔직해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저의 실수와 잘못을 겸허하게 인정할 때 이웃의 잘못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십시오"(93쪽)라는 기도를 잊지 않는다.
김 신부는 빠르고 쉽게 찍고 결과물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보다는, 오랜 시간 사물을 관찰하고 모든 정신을 집중해 셔터를 누르고 인화작업을 거치는 필름카메라를 더 좋아한다.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찍었느냐에 따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사진론이다.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필름카메라와 닮았다.
그는 공중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아버지와 아들, 손자의 모습에서 난생처음 본 사람과도 등을 밀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시절을 떠올렸다. "때를 밀어 달라고 남에게 내 등을 내미는 일은 쉽지 않다. 때가 있는 등을 남에게 내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실수하고 잘못한 것들은 내 등의 때와도 같다. 삶의 흠집이나 상처들, 실수한 것, 잘못한 것, 부족한 것, 부끄러운 것, 그런 것들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다"(55쪽).
해질 무렵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는 아이들 모습에서 내가 오르면 네가 내려가고, 네가 오르면 내가 내려가는 삶의 균형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내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사회와 교회의 모습을 반성한다.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요 너의 불행은 곧 나의 불행'이 시소놀이의 원리다. 너를 높여주면 나도 높임을 받지만, 너를 무시하면 나도 무시당하고 네게 손가락질하면 나도 손가락질 당한다. 그래서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마태 7,12)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시소놀이의 삶이다"(18쪽).
책 말미에 김 신부는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사랑하는 양회 신부에게 사랑하는 양회 신부'가 쓴 편지는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기 위한 그의 다짐이자 약속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김양회 글ㆍ사진/바오로딸/8000원)
꽃과 나무, 하늘과 바다, 바람과 이슬이 좋아 카메라를 손에 든 시간이 행복하다는 김양회(광주대교구 해남본당 주임) 신부가 사진 수필집을 냈다. 그동안 찍은 풍경 사진과 함께 사제의 길을 걸으며 사람과 자연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반성, 다짐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책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결같이 이어지는 주제는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이다. 사제의 길로 이끌어주신 주님 앞에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고백하는 그는 "예수님의 삶을 살려면 내 자신과 얼마나 많이 싸워야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점점 편리함과 안락함에 길들여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자책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49쪽)고 털어놓는다.
한편으로는 모든 삶에 함께해주시며 부족함을 감싸 안아주시는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노래한다. "주님은 실수하고 잘못한 사람들을 바른 길을 걷도록 이끌어 주시는 분이며 잘못을 아파하는 사람들을 용서하시는 분"이라며 "주님! 저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대로 솔직해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저의 실수와 잘못을 겸허하게 인정할 때 이웃의 잘못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십시오"(93쪽)라는 기도를 잊지 않는다.
김 신부는 빠르고 쉽게 찍고 결과물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보다는, 오랜 시간 사물을 관찰하고 모든 정신을 집중해 셔터를 누르고 인화작업을 거치는 필름카메라를 더 좋아한다.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찍었느냐에 따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사진론이다.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필름카메라와 닮았다.
▲ 본문 '모두가 소중한 사람'중에서. |
그는 공중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아버지와 아들, 손자의 모습에서 난생처음 본 사람과도 등을 밀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던 시절을 떠올렸다. "때를 밀어 달라고 남에게 내 등을 내미는 일은 쉽지 않다. 때가 있는 등을 남에게 내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실수하고 잘못한 것들은 내 등의 때와도 같다. 삶의 흠집이나 상처들, 실수한 것, 잘못한 것, 부족한 것, 부끄러운 것, 그런 것들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다"(55쪽).
해질 무렵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는 아이들 모습에서 내가 오르면 네가 내려가고, 네가 오르면 내가 내려가는 삶의 균형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내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사회와 교회의 모습을 반성한다.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요 너의 불행은 곧 나의 불행'이 시소놀이의 원리다. 너를 높여주면 나도 높임을 받지만, 너를 무시하면 나도 무시당하고 네게 손가락질하면 나도 손가락질 당한다. 그래서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마태 7,12)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시소놀이의 삶이다"(18쪽).
책 말미에 김 신부는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사랑하는 양회 신부에게 사랑하는 양회 신부'가 쓴 편지는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기 위한 그의 다짐이자 약속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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