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교서
2012-14년 “가정의 해” 사목교서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11-18
- 조회수 : 2853
2012-14년 “가정의 해” 사목교서
가정에서 시작하는 복음화
-함께 기도하고, 복음을 선포하며, 봉사하는 가정공동체-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세상 한가운데서 기도와 헌신적인 삶으로 하느님을 증언해 오신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의 축복이 풍성히 내리길 기원합니다.
2012년은 교구설정 75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은총으로 우리 교구를 축복해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교구의 초석을 놓으시고, 교구발전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신 선임 교구장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또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 복음화에 공헌한 모든 선교회와 수도회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다양한 사목현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하고 계시는 형제 사제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사목지표인 “전례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주신 신자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대해서도 치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하여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오늘, 가정의 위기에서 비롯된 심각한 사회현상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복음화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사회와 교회의 기초인 가정에서 시작하는 복음화를 금년도 사목계획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자 합니다. ‘가정의 위기는 곧 사회의 위기이며, 혼인과 가정의 온전한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만이 현대사회의 병리 현상을 치유하는 길’이라고 교회는 강조합니다(가정교서 2항).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가정 파괴와 붕괴라는 사회현상에 맞서 건강한 가정의 회복을 위해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사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정은 작은 교회”라는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진리를 가르쳐주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을 교회의 중요 사목분야로 삼아 “가정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강화하고, 가정을 최우선 순위로 다루어야 함”을 강조(가정공동체 65항)하였으며, 또한 가정이 “사목의 대상이며 동시에 사목의 주체”임을 명시(가정공동체 72항)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가정을 바로 세워야 할 주체인 우리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말씀처럼 “가정 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가치들에서 영감을 끌어내어”(세계평화의 날 담화) 이기적 물질주의와 퇴폐적 향락주의의 거센 물결을 극복하고 반드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함께 기도하면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구는
2012년에는 기도하는 가정교회,
2013년에는 복음을 선포하는 가정교회,
2014년에는 세상에 봉사하는 가정교회에 각별히 주력할 것입니다.
저는 2012년을 “가정의 해” 원년으로 삼고자 하며, 이후 3년 동안 성실한 노력과 주님의 도우심으로 복음화의 토양인 가정공동체가 튼실하게 자리매김 되기를 희망합니다. 가정 사도직은 ‘가정을 위한’ 사도직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이 생명을 전달하고 자녀를 사랑으로 교육하며, 일상생활에서 그리스도교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 발전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므로 가정의 해를 통하여 우리의 가정들이 기도하는 가정, 복음을 선포하는 가정, 세상에 봉사하는 가정의 모습을 균형 있게 증거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1. 기도하는 가정교회
가정교회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합니다. 이는 기도를 통하여 성부와 일치하신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기도를 통해 믿음이 확인되고 성장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도 나를 아시고, 나도 아버지를 압니다.”(요한 10,15) 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일치는 참다운 존중과 들음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공동체성의 회복이야말로 참다운 가정회복의 관건입니다. 진정한 공동체성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기도하는 것임을 예수님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가정교회는 기도의 사명을 실행하며, 기도하는 가정을 이루는데 온 마음을 기울이고, 교회전례와 상호보완을 이루는 가정기도를 통해 자녀에게 기도의 방법과 필요성을 가르쳐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정 미사가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 복음을 선포하는 가정교회
가정교회는 또한 그리스도의 예언직을 수행합니다. 가정교회는 복음이 전달되고 복음의 빛이 드러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소명을 의식하는 가정은 스스로 복음화 되며, 복음 선포자로서 세상을 복음화합니다(현대의 복음선교 71항). 자녀에게 신앙을 전하고 신앙에 따라 살도록 가르치는 것은 가정 복음화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가정은 복음의 말씀을 듣고 깨우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입시 경쟁, 물신 숭배, 탈선의 유혹들 속에서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첫 영성체 과정의 가정교리를 권장하며, 주일학교 교육에도 열정을 보여주시고, 혼인준비를 위한 카나 혼인강좌에도 꼭 참석하여 결혼과 가정의 의미를 마음에 새겼으면 합니다. “복음화의 장래는 가정교회에 달려있습니다”(가정공동체 63항).
3. 세상에 봉사하는 가정교회
가정교회는 동시에 그리스도의 왕직을 수행합니다. 이는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사랑과 봉사에 기초합니다. 가정교회는 자기 가정만을 위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가족 간의 사랑이 세상을 향하여 흘러넘침으로써 세상 복음화의 누룩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가정폭력이나 물질적, 정신적 가난 등으로 인한 가정의 해체 요인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가족 간의 친교와 일치를 해치는 각종 중독들에 대한 대책도 모색해야 합니다. 가정의 해체로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 특히 결손가정의 자녀나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 안에서 소외되고 상처 입은 이들에 대한 모든 봉사는 바로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교회의 사명과 봉사의 길인 “인간”을 교회에 맡기셨기(가정교서 1항)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가정을 주신 하느님께서 사랑 가득하고 기쁨 넘치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우리를 당신의 협력자로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신자들, 특히 평신도 사도직 단체들과 신심 단체들은 교구와 본당에서 마련한 가정 사도직 활동계획에 적극 참여합시다. 그리하여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 활기에 넘치는 아름다운 본당,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전 교구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복음화의 여정이 힘차게 출발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가정의 해”가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 속에 풍성한 결실을 맺어 모든 교구민들의 가정이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으로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2011년 11월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