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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2018년 교구장 성탄메시지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8-12-17
  • 조회수 :  772

“우리는 평화의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89항)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루카 2,10.14)

  어두움이 짙은 이 땅에 오늘 구세주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첫 메시지가 평화였고, 평화의 말씀은 예수님 생애 동안 자주 강조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의 첫 메시지도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였습니다. 이렇게 평화는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힘써 실현해야 할 복음의 핵심적 가치입니다.


“우리는 평화의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89항) 

  평화의 사도이신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우리 시대 평화의 비전을 이렇게 제시하십니다. “복음적 평화는 아무도 배척하지 않고 다소 이상한 사람, 어렵고 까다로운 사람,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 서로 다른 사람, 삶에 지친 사람, 그저 무관심한 사람조차 포용합니다. … 복음적 평화는 갈등을 무시하거나 숨기려는 시도가 아니라, 반대로 갈등을 기꺼이 받아들여 해결하고, 이를 새로운 전진의 연결고리로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화의 장인이 되어야 합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89항).

  이 평화의 비전은 평화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우리 시대에 맞는 표현으로 새롭게 계승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열린 마음, 다름에 대한 존중과 포용,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환대, 갈등을 새로운 계기로 바꿀 수 있는 힘 등, 이러한 자세들은 오로지 평화에 바탕을 두어야만 비로소 결실을 거둘 수 있습니다.

  

평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절실한 요청입니다

  평화는 우리 각자가 주체적인 삶을 살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근간입니다. 평화는 남녀노소의 아름다운 다름, 나와 너의 차이를 온전히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뿌리입니다. 평화는 진정한 다양성과 일치를 보증하는 열쇠입니다. 평화는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부당한 차별을 철폐하는 길입니다.

“평화는 정의의 작품”(『사목헌장』, 78항)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은 우리 사회가 정치, 경제, 노동 정의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정의를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또한 평화는 이주민, 난민, 외국인 노동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주춧돌입니다. 따라서 그들을 환대하고 그들과 더불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우리 시대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입증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평화는 비인간적인 폭력의 악순환과 야만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끝내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과연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지만, 평화로는 모든 것을 얻습니다”(교종 프란치스코).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남과 북의 화해, 우리 민족의 공존을 위해서는 오직 평화만이 참된 길이라는 것을 확고하게 신뢰해야 합니다. 갈등과 대결,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분단의 땅이 “새 하늘과 새 땅”(요한묵시 21,1)인 평화의 땅으로 변모되도록 간절하게 기도하며 온 힘을 다하는 것은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의 소명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평화의 일꾼” (『복음의 기쁨』, 239항)입니다. 우리 시대보다 훨씬 앞서 사셨던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는 당대의 대결과 갈등의 벽을 무너뜨리고 화해의 삶으로 평화를 증거하셨으며, 성인의 ‘평화의 기도’는 하느님 사랑과 인간 사랑을 하나로 결합시킨 기도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이에 우리 교구민 모두가 이 기도를 바치고 ‘평화를 위한 10가지 실천사항’을 함께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고,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습니다”(요한 1,14 참조). 아기 예수님의 평화와 기쁨을 나누며,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평화의 기도 (성 프란치스코)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아멘.

  

평화를 위한 10가지 실천사항

1. 내적 평화 위해 하루 10분 이상 묵상하기

2. 남녀노소의 아름다움과 다름을 존중하기

3. 가난한 사람들, 이주민, 난민, 외국인 노동자 환대하기

4. 장애우 환대하기

5. 모든 형태의 차별 거부하기

6. 생태계를 보존하고 일회용품 쓰지 않기

7. 이웃 종교 존중하기

8. 정치와 경제, 노동 정의 실현하기

9. 폭력과 전쟁 거부에 동참하기

10.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며 동참하기

 


2018년 12월 25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